재작년 즈음에 어머니가 쓰러지시면서 저의 생활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.
그 변화는 잠깐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저의 앞으로의 인생에 굴곡점이 되었습니다.
그런 변화는 무슨 예고가 있던 것도 아니고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왔습니다.
오랜 시간 동안 병간호를 해오면서 저는 언젠가 어머니가 나으시겠지,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겠지라고 믿었습니다.
하지만 어머니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.
그런 어머님의 변화를 전 받아들이기가 너무나 힘들었습니다.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.
어느 날. 어머니의 손을 잡고 운동을 시켜드리는데
앞에 지나가는 꼬마와 그 아이의 어머니가 손을 잡고 다정하게 걸어가는 모습이
저의 모습과 묘하게 대조를 이루며 내가 살아온 지점이 어디인지 알게 되었습니다.
저 꼬마도 자라면 언젠가 오늘과는 다른 형태로 어머니의 손을 잡게 되겠지요.
사람이 늙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고, 그 법칙은 우리의 부모님에게 똑같이 적용됩니다.
어릴 적에 우리는 부모님의 보살핌을 받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기지만,
언젠가 살다보면 내가 부모님을 보살펴야하는 때가 옵니다. 그리고 당연한 의무가 되기도 하면서 무거운 짐이 되기도 합니다.
그 보살핌이 하루 이틀이 아니라 오래 이어진다면 자연스럽게 나의 마음에도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합니다.
오랜 병간호에서 오는 피로감, 병간호 외에 내가 해야 할 일, 집안일과 사회의 일을 병행하는 것 등등.
전과는 다른 생활이 시작되면서 원치 않는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.
그런 변화에 적응하면서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, 부모님은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책.
기시미 이치로의 “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.”입니다.
작가 본인이 치매에 걸린 아버지와 어머니의 병수발을 하면서 느끼고 고민한 여러 가지가 담긴 책입니다.
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름대로의 해답을 얻을 수 있었고
나이 든 부모를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.
그리고 저 또한 나이를 먹는 입장에서 인생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바뀔 수 있었습니다.
누구나 언젠가 직시하게 될 문제에 대해 조금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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