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 그림을 시작한 때가 2015년이니까 년 수로만 보면 3년이 걸린 셈입니다.
계속 완성을 고집했던 이유는 다시 예전처럼 그릴 수 있는 지를 확인하고 싶었습니다.
하지만 이 그림에 대한 마음이나 완성에 대한 집착도 옅어지며 완성에 대한 의지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.
그럼에도 다시 작업을 하고 잊어버리고, 또 재개를 하고 나중으로 미루기를 반복한 시간이 3년.
이젠 이 그림을 잘 그리고 싶은 마음보다도 그림을 그리는 자체가 더 중요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.
그리고 겨우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.
스케치를 한지 너무 오래된 탓에 이 그림에서 원한 느낌도 아득해져서
처음에 구상한 느낌이 나왔는지 어땠는지...
많이 부끄럽습니다.
다시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지는 솔직히 확신이 들지 않아요.
그림에 대한 열정이 옅어진 지금.
예전같이 고행에 가까운 작업을 할 수 있을 지 자신이 없습니다.
어쩌면 원더픽에 올릴 그림은 이것이 마지막 일지도 모릅니다.
하지만 그런 건 바라지 않아요.
결국 이 그림의 완성은 마무리가 끝이 아니라
이 다음의 그림도 그릴 수 있는가. 그 자체의 물음이 생긴 것 입니다.